묵상

퍼거슨과 히딩크, 정착민과 유목민

마르땡 2008. 12. 3. 17:09

[축구공화국] 같은 점은 세계적으로 유능한 감독으로 분류된다는것이다. , 2008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박수갈채를 받은 받고 있는 감독이라는 점이다. 그들을 가리켜 명장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는  또한 비슷한 점이다.

다른 점은 지휘하고 있는 팀이 클럽팀과 국가대표팀으로 나뉜다는사실이다. 국적도 다른 점이다. 그러나  사람을 분류할  있는가장 결정적인 잣대는,  사람은  팀에서 20 넘게 정착하고있다는 점이고 다른  사람은 많은 나라를 유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착민과 유목민이란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결정적인 차이,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감독 거스 히딩크.

그러나 이런 차이는 외형적인 것에 불과하다. 2008 세계 축구를흔들었고  흔들고 있는  감독은 다르면서 같다. 겉으로 보기엔 감독의 인생 항로는 전혀 달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정착민과 유목민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삶의 방식을 모두 채택하고 있다.

 정착민, 알렉스 퍼거슨

 

정착은 기본은 안정이다. 안정을 바탕으로 진보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물론 변화나 개혁 혹은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착민에게 가장 이상적인 삶의 형태는 안주 혹은 안정이다.

알렉스 퍼거스 감독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베이스 또한 안정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매력적인 팀을 나가고 싶어하는 감독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팀에서 20 넘게 앉아 있다는 것도 의도치 않게 나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정착민이라고 해서 안주하기만 하지 않는다. 만약 알렉스퍼거슨 감독이 안주하기 위해 정착민의 길을 선택했다면, 그는 이미 오래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야 했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속한 리그는 세계 최고의 리그 가운데하나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다. 의미 없는 안주는  도태를 의미한다.

정착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속에서 무수한 변화와 도전을 꾀했다.  곳에 자리만 잡고 있었을 , 그가 앉았던  자리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거센 도전을 감수해야 하는 자리였다. 팀의 색깔을바꾸고 선수 구성을 바꾸고 전술과 전략 심지어는 경기에 임하는태도까지 바꿔야 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20년을 넘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하며 성공 가도를 달릴  있었던 가장  이유도 바로 그런 적극적인 변화였다.

이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20년을 넘게 같은 집에서 살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집이 있는 터만 같았을 뿐이다.  없이 집을 개보수하고 때로는 완전히 무너트려 현대적인 감각과 규모에 맞게 리빌딩하는 지속적인 변화를 택했기에 지금도 프리미어리그의 최고감독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정착민이긴 하지만 안주하지 않았던, 어쩜 유목민보다  거세고수많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었다. 그가 한팀에서 지금껏 살아남을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머물러 안주하기 쉽지만 변화하면  강한 힘을   있는 정착민의 장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그런 정착민의 힘을 가장  이용할 아는 감독이다.

 유목민, 거스 히딩크

 

체계적인 농업의 발달과 빠르게 진행된산업의 발달로 유목민은 사라졌다. 여전히 유목 생활을 고수하고 있는 마사이족 같은 일부가 있긴 하지만, 치열한 산업화 사회에서의 유목은 곧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하고 복잡해진 사회 덕분에 터를 잡고 한곳에 머물러도 그곳에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많아진 까닭이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머물지 않는다.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다시 네덜란드 그리고 호주를 거쳐 러시아까지 날아간 그의 생활 방식은 철저한 변화 그리고 끝없는 도전이다.

끝없는 이동을 삶의 방식으로 채택한 유목민은 발전하기 어렵다. 그들은 항상 변화와 새로움에 부딪혀야 하고 그런 변화에 적응하기에도 급급한 삶을 살아야 한다. 뿌리를 내려 안정적일 수 있는 정착민에 비해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현대 사회처럼 복잡하고 빠른 변화의 시대라면 더 그렇다.

그러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런 유목 생활에서 도태되지 않았다. 정착민 못지않게 발전했고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가 지나온 자리들은 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됐고, 그는 꾸준히 미개한 터전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이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택한 유목의 방식이 그저 내 몸을 옮겨 좀 더 나은 생활 환경을 만나려는 원초적인 의미의 유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유목은 그가 갖고 있는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과 사상 등 모든 것을 함께 옮겨간다. 그는 네덜란드 사람이면서도 한국인이 됐었고 호주 사람으로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러시아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거스 히딩크 감독은 끝없는 유목 생활의 강자로 군림하기 위해 단순한 이동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곳에 자신의 축구를 세웠고 철학을 입혔다. 비록 유목 생활을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정착민의 기반을 세웠기 때문에 부족하거나 모자라지 않게 다른 정착민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다르다. 그러나 두 감독은 똑같이 최고 반열에 오른 명장이고,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두 감독이 사는 방식은 다르지 않고 같다. 정착민이면서 유목민의 도전 의식을 실천하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나 유목민이면서 정착민의 장점을 빼지 않고 살아가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래서 낙오하거나 주저앉지 않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최고의 길을 향해 나가고 있다.
퍼옴: 축구공화국: http://www.footballrepublic.co.kr/interview/interview.asp?iBoard=25&iIDX=&iBl=1&iPg=3